더트래커 = 박지훈 기자
진단전문 기업 셀레스트라(옛 클리노믹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관리종목 지정 매출 기준을 넘기기 위해 비핵심 사업 투자로 유동성에 타격을 입은 것이 도화선이 됐다, 회사는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스토킹호스 구조를 활용한 매각을 병행하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셀레스트라는 지난 8일 수원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법원의 보전처분 이후 2~3주 내 회생 개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는 통상 6개월 안팎의 절차를 거쳐 가려진다.
회생 절차와 별도로 셀레스트라는 지난 7월 삼일PwC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스토킹호스 방식의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예비 인수자와 우선협상 체결을 병행해 회생과 M&A를 동시에 추진하는 그림이다.
셀레스트라는 2020년 말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유전체 기반 암 진단 기업이다. 그러나 지난 8월 14일 반기 검토의견에서 연결과 개별 모두 ‘의견거절’을 받았다. 전기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기초재무제표 검토가 불가능했고 주요 계정과목 절차에도 제약이 있었다는 이유였다. 이로 인해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8일 셀레스트라 공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회사의 위기는 본업과 무관한 확장 전략에서 비롯됐다. 2023년 뉴오리엔탈호텔을 185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스마트팜 버섯 재배업체 가금농산 지분 40%를 확보하며 비핵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자금 조달은 공격적인 전환사채(CB) 발행에 의존했다.
관리종목 지정 매출 기준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으나 수익성 없는 투자로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22년 231억 원에서 2024년 85억 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108억 원에서 287억 원으로 불어났다.
경영권 변동 과정에서 기업사냥 논란도 불거졌다. 셀레스트라는 2023년 비상장 디지털마케팅 업체 브랜드리팩터링에 인수됐고, 백서현 브랜드리팩터링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창업자와 기존 경영진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올해 15대 1 감자를 단행해 총발행주식 수를 3800만 주에서 250만 주로 줄였다. 기존 주주의 지분과 의결권은 사실상 소멸됐다.
백 대표는 법적 분쟁에 휘말려 있다. 그는 복통약 ‘정로환’으로 잘 알려진 동성제약과의 갈등 끝에 지난달 16일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동성제약 역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으며,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며 존폐 기로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