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9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오는 8월6일에는 김건희 여사를 각각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이 지난 2일 수사를 본격 시작한지 약 3주 만에 의혹의 최정점인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소환 조사하는 셈이다.
하지만 내란특검 소환을 거부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민중기 특검팀 소환에는 응할지 미지수다. 김건희 여사 측은 일단 이날 “특검 조사에 성실히 응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홍주 특검보는 21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특검은 오늘 오전 윤 전 대통령에 대해 7월 29일 오전 10시 피의자로 출석하라는 수사 협조 요청서를 윤 전 대통령이 수감돼있는 서울구치소장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내란 특검 출석 요구와 마찬가지로 불응할 경우에 대해서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할지 그때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또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내달 6일 오전 10시 피의자로 출석하라는 출석요구서를 주거지로 우편 송부했다고 문 특검보는 밝혔다.
문 특검보는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및 삼부토건 주가 조작·건진 법사 관련 물품 전달건·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조사”라고 설명했다. 한 번의 조사로 특검법에 명시된 총 16개 의혹에 대해 전부 조사하기 어려운 만큼 특검팀은 향후 여러 차례 김 여사를 부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선 주로 명씨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내란 특검에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용 중이다.
한편 민중기 특검팀은 21일 통일교의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관련된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담당 부서, 수출입은행, 국제개발위원회, 국제개발협력본부, 외교부 등과 김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 전시회를 후원한 희림종합건축사무소(희림) 등을 강제수사 및 압수수색했다.
수출입은행은 서울 여의도 본점, 희림건축사무소는 서울 강동구 사무실 등이 대상이었다. 정부세종청사에 자리한 기재부 개발금융국, 예산실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윤모 전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본부장은 2022년 4~7월 ‘건진 법사’ 전성배씨에게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와 10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2개를 김 여사 청탁용으로 주며 캄보디아 ODA 사업 등 통일교 현안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공교롭게도 그 무렵인 2022년 6월 정부는 한-캄보디아 경제협력기금 차관 지원 한도를 7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늘렸다. 그해 11월에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캄보디아를 순방했다.
희림은 지난 2016~2017년 열린 '르 코르뷔지에전', 2017~2018년 '알베르토 자코메티전' 등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전시회에 후원한 업체로 드러났다. 이 업체는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공사 관련 설계 등 용역을 맡은 업체로도 지목됐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른바 '집사 게이트' 의혹에 연루된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도 이날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이날 소환 예정이던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일정이 맞지 않아 추후 일정을 다시 협의 중이다.
특검은 조 부회장 소환 일정과 관련, "해외출장 일정을 이유로 내일(22일)로 일정을 변경하기로 했다가 현재까지 명확한 귀국 및 출석일자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HS효성 측은 조 부회장이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경제인 행사 준비로 이날 조사 일정을 조정해야 했고 향후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지난 17일에는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소환했다. 그 외 김건희 여사 일가의 오랜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와 관련된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회사들에 관한 1차 조사도 이번주 중 끝낸다는 계획이다.
집사 게이트란 IMS모빌리티가 2023년 사모펀드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등으로부터 184억원을 투자받고 이 중 46억원을 김씨가 받아 챙겼다는 의혹이다.
또 다른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도 21일 특별검사팀 조사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전날 이 전 대표의 주거지 및 차량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소환통지서를 전달했다. 특검팀은 영장에 이 전 대표의 혐의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전 대표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에도 연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