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대표직에서 사퇴하고 조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3년 동안 당 대표로서 나름 성과를 내며 재임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린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로부터 최고위 진행 의사봉을 넘겨받은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재임 기간 국민과 함께 울고 웃었고, 또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며 "새로운 길을 가시는데, 그 장도에 국민과 저희가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에 민주당내 비명(비이재명)계와 국민의 힘 대선 주자들도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김두관 전 의원에 이어 김동연 경기지사가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대선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출마 선언 시기와 장소를 저울질 중이다. 김부겸 전 총리는 아직 출마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비명계 유력 주자로 꼽히던 박용진 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현 여권 대선주자들 중 여론조사 지지도가 가장 높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9일 국회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김문수가 이재명을 이긴다. 12가지 죄목으로 재판받고 있는 피고인 이재명을 상대하기에는 가진 것 없는 깨끗한 손 김문수가 제격"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출마 선언에 앞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면담하고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 그는 출마 회견 후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측도 9일 언론공지를 통해 "오 시장은 오는 13일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조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책임 지고 당 대표 직을 사퇴한 뒤 지난 2월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유정복 인천시장도 9일 "제대로 된 국민 대통합의 길을 열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9일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황우여) 회의를 열어 내달 3일까지 대선 후보를 최종 확정하는 경선 일정을 의결했다고 호준석 선관위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호 대변인은 "5월 4일 공직자 사퇴 시한 전날인 3일 전당대회를 열어 후보자를 최종 선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오는 14∼15일 후보자 등록을 받고, 16일 서류심사를 통해 1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서류심사에서는 마약범죄, 성범죄 등 사회적 지탄을 받은 범죄 전력 등을 토대로 부적격자를 걸러낸다. 이번 경선에서는 딥페이크 성범죄 조항이 추가됐다.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자는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통령 선거일 1년 6개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이른바 '당권·대권 분리' 규정은 이번 대선 경선에서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한동훈 전 대표의 경선 출마를 가능토록 한 조치로 분석된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12월 사퇴했다. 예비경선(컷오프) 일정과 방식은 오는 10일 당 비상대책위원회로 결정을 넘겼다.

호 대변인은 예비경선을 거쳐 본경선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해 치르는 이른바 '2강 대결' 시나리오와 관련해 "장·단점에 대한 토론이 있었고 종합적 고려가 있었다"며 "비대위에서 최종 의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경선의 경우 당헌·당규상의 '당원 투표 50%·일반국민 여론조사 50%'를 그대로 따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호 대변인은 "그 부분도 내일 (비대위에서) 최종 발표될 것"이라면서도 "규정이 된 부분이어서, 최종 경선에서는 당연히 당헌·당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