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5000억 달러 요구 철회 대가로 미국과 광물 협정 체결
  • 안보 보장은 빠진 채 '전쟁 지속 권리' 언급… 유럽 동맹국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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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UKRINFOR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광물자원 협정 체결에 성공했다. 주요외신에 따르면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좋은 수정 사항들과 함께 협정에 합의했으며, 이를 긍정적인 결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년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 원조의 대가로 광물자원 접근권을 요구해온 끝에 이뤄졌다. 당초 미국은 우크라이나 천연자원 개발로 얻을 수 있는 잠재 수익의 5000억 달러(약 395조 원) 지분을 요구했으나, 이는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지속할 권리'를 부여하는 조건으로 협정을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는 이 협정의 대가로 '전쟁을 지속할 권리'를 얻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매우 용감하지만, 미국의 자금과 군사 장비 없이는 이 전쟁이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끝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암시하는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리튬, 티타늄 등 핵심 광물과 석탄, 가스, 석유, 우라늄 등 막대한 천연자원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키이우 경제대학에 따르면 100개 이상의 주요 광물 매장지가 있으며, 특히 티타늄은 세계 생산량의 6%를 차지한다. 이러한 자원들은 전기차 배터리, 항공우주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이며, 그 가치는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이번 협정에는 우크라이나가 강력히 요구해온 안보 보장 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보장은 하지 않았다. 이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이 미국의 지원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확실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은 최근 미국과 러시아 간의 관계 개선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양국 회담 등을 계기로,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배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최근 미국에 러시아 점령 지역의 희귀 광물 접근권을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자주권과 안보에 대한 우려를 더욱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