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5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에서의 한미간 원자력 협력과 관련해 “의미 있는 논의가 있었고, 앞으로 추가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내외신과 대통령실 브리핑 등을 종합하면 위 실장은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DC에 마련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김용범 정책실장과 '3실장 공동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 현재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역량 확보'를 위한 원자력협정 개정을 희망하고 있다.
다만 위 실장은 "원전협력의 경우 몇 갈래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그 상세한 내용을 지금 소개하기는 어렵다"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위 실장은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로 꼽혔던 '동맹의 현대화'에 대해서는 "일정한 진전이 있었다"며 "동맹의 발전 방향,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협의했고 대통령은 CSIS 연설에서 말했듯 국방비 증액 등 우리가 한반도 안보를 지키는 데 더 많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회담 직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연설에서 "국방비를 증액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방비 증액은 그동안 미국 측이 요구해온 것이다. 위 실장은 "사실 이번 회담에서 국방비 증액은 이 대통령이 먼저 거론했다"며 "이에 대해 미국 측의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에서 의제가 될 것으로 많이 전망했던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대해서는 "이와 관련한 대화는 회담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위 실장이 전했다.
위 실장은 아울러 "한미일 협력 강화로 이어가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높이 평가했다"며 "미국으로서도 한국과 일본이 잘 지내는 것이 한미일 협력을 포함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이루는 데 핵심이라고 평가하고 한국의 이런 움직임에 크게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난달 한미 간 통상협상을 타결하며 한국이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것과 관련해 "양국은 '구속력 없는' MOU를 통해 금융 패키지 조성과 운영 방식을 규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관심을 모았던 농축산물 추가개방에 대해서는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예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이례적인 대통령 방미 일정 동행은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의 '핫라인 가동'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강 실장은 "(지난달) 통상 협상 이후 양국 대통령 간 회담을 준비하면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논의를 위한 핫라인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트럼프 대통령 신뢰를 받는 와일스 실장이 적합하다고 판단해 2주 전부터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비서실장 간 첫 회동에서는 한미정상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해 '돌출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한 긴박한 소통이 이뤄졌다. 정상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숙청', '교회 압수수색' 등 한국 내 상황과 관련한 발언을 하자 한국 측은 긴장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강 실장은 "오전 9시 20분에 트루스소셜에 올라온 (트럼프 대통령) 글 때문에 저희는 다들 당황했고, 약 1시간 뒤 (와일스 실장과) 면담이 시작됐다"고 했다. 그는 "면담에서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글과 관련해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말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문제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다시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직후 열린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 문제를 먼저 꺼내지 않았고, 언론의 질문에 이 대통령의 설명을 요청했으며, 이를 듣고는 자신의 오해였음을 확신한다는 취지의 공개 언급을 해 한국 측을 안심시켰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첫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달라고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가능하다면 올해 만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것(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매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저는 (과거에)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제가 (그 당시)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얘기했는데, 다시 한번 얘기를 하게 되기를 바란다. 서로 대화할 준비가 된다면 그런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 조선업 협력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소, 선박 건조에 대해 우리는 많은 얘기를 나눌 것"이라며 "미국은 조선업이 상당히 폐쇄됐기에 한국에서 구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과 협력을 통해 미국에서 선박이 다시 건조되길 바란다"며 "미국의 조선업을 한국과 협력해 부흥시키는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또 "(한미는) 서로 필요한 관계라고 생각한다. 양국의 제품을 서로가 좋아한다"며 "한국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미국은) 알래스카에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다. 한국과 같이 협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미일 협력과 관련, 이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고, 한미관계 발전을 위해 한일관계도 어느 정도 수습돼야 한다"며 "대통령께서 한미일 협력을 매우 중시하시기 때문에 제가 미리 일본과 만나서 걱정하실 문제를 다 정리했다"고 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적극 바라고 있다. 대북정책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올해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참석할 경우 김 위원장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어려운 질문이지만,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 상당히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을 고려하는냐는 질문에는 "그걸 지금 말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재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기지를 미군이 소유하는 게 아니라 임차하고 있다며 "내가 하고 싶은 일들 중 하나는 어쩌면 한국에 우리가 큰 기지를 갖고 있는 땅의 소유권을 우리에게 달라고 요청하는 것"고 말했다.
주요 외신들은 이날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당초 우려와 달리 대체로 이 대통령이 선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직전 SNS와 달리 실제 회담에서는 ‘이 대통령은 한국을 위한 좋은 대표’라며 언급했으며, 이는 이번 회담이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극적 연출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관리되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방송도 “외국 정상의 미 대통령 집무실 방문은 공개적으로 논쟁이 벌어질 수도 있는 등 예측이 불가한데,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개 회담을 긍정적으로 마무리했고, 양국 정상은 서로와 양국 관계를 높이 평가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