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태호 기자
고려아연이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TMC(The Metals Company)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자원 확보 경쟁 속에서 유망한 자원 공급처를 선제적이고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한국과 미국의 공급망 협력과 경제안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아연은 TMC 지분 약 5%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계약 체결을 진행했다고 17일 밝혔다.
계약 전 마지막 날 종가 기준으로 약 8500만 달러(약 1165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향후 TMC의 시장 가치와 성장성이 확인될 경우 일정가격에서 주식을 추가 매입할 권리까지 계약 조건에 반영했다.
TMC는 심해에서 니켈과 코발트, 동(구리), 망간 등을 함유한 망간단괴폴리메탈릭 노듈) 채광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재생에너지, 첨단 산업에 쓰이는 핵심 소재들을 확보하고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번 투자로 향후 TMC가 채취한 자원을 국내외에서 제련하는 등 사업적 연계와 협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양사는 미국 내 시설 투자 등 추가적인 협력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자원 독점화를 저지하고 자원 안보를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함에 따라 TMC는 연내에 채광 허가를 취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의 공급망 자립화 노력에 기여할 것이란 평가다.
그런 만큼 고려아연의 TMC에 대한 지분 투자는 한미 간 자원 안보 협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한국 정부의 대미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요소로도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아연은 이번 투자로 니켈은 물론 구리, 코발트, 망간 등을 함유한 망간단괴를 안정적으로 조달받아 당사 제련소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은 이차전지 자회사 켐코를 통해 오는 2027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올인원 니켈제련소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제련소의 원료 공급처 중 하나로 TMC를 추가 확보했다는 의미도 있다.
나아가 TMC로부터 공급받은 원료를 가공한 제품을 미국에 판매한다는 점에서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이차전지 소재 핵심 광물 공급망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려고 하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이번 투자로 고려아연은 탈중국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TMC 역시 비중국 자본과 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과의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다.
양사는 자원 생산 개시 후 초기에는 고려아연의 올인원 니켈제련소를 통해 제품을 가공하고, 향후에는 미국 내 니켈제련소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이미 지난해 상반기부터 TMC사와 협업을 꼼꼼하게 검토하며 사업적, 경제적 타당성을 확인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신규 투자 외에도 최근 안티모니와 인듐 등 핵심 전략광물의 대미 수출량을 확대하며 한미 간 공급망 협력과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행정명령 등으로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투자 유치를 적극 지원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고려아연의 전략적 가치와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고려아연 경영진은 "미국 내 전략광물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 제련능력 확충이 특히 중요하다"며 "고려아연과 TMC의 새로운 파트너십은 미국 내 기업과 소비자에 독립적이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독보적 니켈 공급망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고, 고려아연의 미국 내 입지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