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올들어 계속 2%대 초반이던 소비자물가가 다섯 달 만에 처음 1%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돼지고기와 계란 등 축산물과 수산물, 가공식품, 외식 등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축산물 물가는 3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뛰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7(2020년=100)로 전년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월간 상승률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연속 1%대를 기록하다가 올들어 환율 급등과 미국의 관세 정책 등으로 2%대로 올라섰다. 4개월 연속 2%대를 이어가다 5개월 만에 다시 1%대로 떨어졌다.
지난달 농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4.7%나 하락한 영향이 컸다. 농산물 중에서도 채소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5.4%나 급락해 3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품목 별로는 파(-33.4%), 참외(-27.3%), 토마토(-20.6%), 배추(-15.7%), 배(-14.4%), 사과(-11.6%) 등의 내림폭이 특히 컸다. 양호한 작황과 기저효과 등의 영향이다. 석유류 물가도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2.3% 내려 전체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최근 기상호조로 채소류 산지 출하량이 증가한데다 과실은 기저효과가 있었다. 석유류 하락은 국제유가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채소와 과일을 제외한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축산물(6.2%)과 수산물(6.0%)의 상승률이 특히 높았다. 가공식품도 4.1% 상승했고, 서비스 물가 중 외식은 3.2% 상승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등어(10.3%), 돼지고기(8.4%), 국산쇠고기(5.3%), 수입쇠고기(5.4%), 계란(3.8%) 등 국민들이 애호하는 품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 상승은 외식 품목 중 생선회(5.6%)와 치킨(4.7%) 상승을 불러왔다.
서비스 물가도 1년 전보다 2.3% 올랐다. 지출 목적별 물가동향을 보면 먹거리 가격 불안정으로 인해 음식·숙박(3.3%),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2.4%)이 비교적 크게 올랐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3.2%)도 상승폭이 컸다. 반면 유가 하락으로 인해 교통(-1.3%) 부문은 물가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