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박지훈 기자

인공지능(AI), 웨어러블 기술 등 첨단기술이 결합된 의료기기 특허 출원이 최근 10년 새 크게 늘었다.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비대면 진료와 같은 서비스 혁신까지 반영된 기술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새로운 특허 각축장이 되고 있다.

6일 특허청에 발표한 ‘의료기기 분야 특허출원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15년 9336건이던 의료기기 관련 특허출원이 지난해 1만 3282건으로 증가했다. 10년 만에 약 42% 늘어난 수치로, 같은 기간 전체 기술 분야의 평균 증가율(12%)과 비교해 약 3.5배 높은 수준이다.

출원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의료정보기기였다. 연평균 21.9%씩 증가했고, 그중에서도 원격진료를 포함한 비대면 진료 시스템 관련 특허가 전체 의료정보기기 출원의 92.6%를 차지했다. 원격진료가 기술 개발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방증이다.

출원인을 살펴보면 기업 비중이 51.4%(3만 7925건)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개인 19.7%(2만 3554건), 외국법인 19.6%(2만 3375건) 순이었다. 기업이 의료기기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 ⓒ사진=더트래커/박지훈 기자

기관별 출원 건수 1위는 삼성전자로, 총 1975건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젤스(Xealth)’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젤스는 500여 개 미국 병원과 70여 개 디지털 솔루션 기업과 제휴한 상태다.

중소기업의 약진도 눈에 띈다. 의료재활기기 업체 네오펙트는 지난해 말 기준 AI 및 웨어러블 기반 의료기기 관련 특허 120건을 보유하고 있다. 의료기기 단일 분야에서 보기 드문 규모다. 연구개발비 비중도 지난해 17.5%로, 전년(12.0%) 대비 5.5%포인트(p), 2022년(7.3%) 대비 10.2%p 늘었다. 전체 매출의 55.02%가 의료기기 제품·상품에서 나오며, 이 중 62.15%는 제품 수출이 차지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AI, 웨어러블, 클라우드 플랫폼을 융합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관련 특허출원도 활발해지고 있다”며 “올해 의료기기 수출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약 62억5000만 달러(약 8조6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배경에는 급속히 커지는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노바원어드바이저(Nova One Advisor)는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2023년 기준 약 328조8000억 원(2408억5000만 달러)에 달하며, 2033년까지 연평균 21.11% 성장해 약 2231조9000억 원(1조6351억1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더해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비대면진료 법제화’ 법안이 지난 7월 31일 국회에 발의되며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법제화가 현실화되면 관련 기술 출원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