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일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범위를 확대(50억→10억원)하는 방안을 두고 투자자 반발과 당내 공방이 계속되자 공개발언 금지령을 소속 의원들에게 내리고 보완 대책을 서둘러 내놓기로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논란이 뜨거운데, 당내에서 이렇다 저렇다 공개적 논란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 시간 이후로 이 문제는 비공개로 충분히 토론할 테니 의원님들은 공개적 입장 표명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신임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오늘 중으로 A안과 B안을 다 작성해 최고위에 보고해달라”며 “빠른 시간 안에 입장을 정리해 국민 여러분께 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서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기존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담긴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후 증시가 약화할 것을 우려한 투자자 반발이 거세게 일었고,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다음 날인 지난 1일에는 국내 증시가 4% 가까이 폭락했다.
그러자 당내에서도 세제 개편안을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 "세제 개편안에 따른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며 "10억 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 검토 등을 당내 ‘조세 정상화특위’, ‘코스피 5000특위’를 중심으로 살피겠다"고 적었다.
민주당 코스피 5000특위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안은 국회의 세법 개정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것이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는 추가적인 의견 수렴을 한 후에 이를 반영해 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직전 정책위의장인 진성준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법인세 1% 복구나 증권거래세 0.05% 복원,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요건 10억 원 환원 등은 모두 윤석열 정권이 훼손한 세입 기반을 원상회복하는 조치"라며 재검토에 반대 입장을 다시 밝혔다.
그는 "지금 많은 투자자나 전문가들이 주식 양도세 과세 요건을 되돌리면 우리 주식시장이 무너질 것처럼 말씀들 하지만 과거 선례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권이 주식 시장을 활성화한다면서 이 요건을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크게 되돌렸지만 거꾸로 주가는 떨어져 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소영 의원을 비롯한 의원 10여 명은 기준 완화를 촉구하는 입장으로 맞섰다.
이 의원은 이날도 정 대표가 공개 발언 자제령을 내리기 전 페이스북을 통해 전용기 의원의 글을 공유하며 “현재까지 여당 의원 13명이 세제 개편안에 공개적 우려 의견을 표명했고, 국민 청원도 11만명 동의를 넘겼다”며 “당정이 겸허히 재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과감히 철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에서도 재검토 요청이 이어졌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정부안이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이라며 “시장을 이기는 정치나 행정은 없다. 시장과 개미 투자자의 염려 여론을 반영하고 의견을 수렴해 가장 적절한 결론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YTN 라디오에서 “윤석열 정부 때 심해진 재정 적자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인데 한편으로는 코스피 5000 방향과 상충한다는 개미 투자자들의 비판을 샀다”며 “세심하지 못한 부분이 충분히 있었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일단 대주주 기준과 관련한 입장이 정리되면 당정이 함께 재검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대주주 기준이 30억원 안팎으로 절충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