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문재인 정부 때부터 검찰개혁에 앞장서 온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검찰 개혁안을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임 지검장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촛불행동 등 주최로 열린 ‘검찰개혁의 쟁점은 무엇인가’ 검찰개혁 긴급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검찰개혁안이 눈가리고 아웅하는 수준"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임 지검장은 “(정 장관의 검찰개혁안은) 검사장 자리 늘리기 수준인 것 같아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정 장관조차도 검찰에 장악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 장관이 주장하는 검찰개혁안이 법무부 이진수 차관, 성상헌 검찰국장 등으로부터 보고받아 나온 것이라며 “이번 (법무부) 첫 인사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급하게 하다 보니 난 참사 수준이다. 이진수 차관, 성상헌 국장 등 ‘찐윤’ 검사들이 검찰을 장악한 인사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임 지검장은 “검찰 인적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면 구조 개혁이 필요 없지만, 인적 청산이 안 된 상황에서 법무부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만 두면 법무부 자리 늘리기만 될 것”이라며 “지금 인적 구조에서 법무부에 검찰을 두면 어떻게 될지 시민들이 잘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 지검장은 특히 봉욱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 이진수 차관, 성상헌 검찰국장, 노만석 대검찰청 차장(검찰총장 직무대행), 김수홍 검찰과장 등을 ‘검찰 개혁 5적’이라고 규정하며 “이 사람들과 5대 로펌과의 유대가 있는 것 아니냐, 인사 참사가 문재인 정권의 검찰 개혁 실패처럼 이어지지 않도록 (공청회에서) 말해달라는 분들도 있었다”고 했다.
임 지검장은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기능해온 검찰의 보완 수사권에 대해서도 “진술 청취나 면담 정도는 몰라도 보완 수사라는 걸로 수사권을 놔두면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간판만 갈고 수사권을 사실상 보존하게 된다”며 “보완 수사권을 두면 안 된다고 국정기획위에서도 말씀드렸다”고 했다.
또 임 지검장은 "중수청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해서도 국정기획위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고, 유능한 검사들이 중수청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인적 구조라면 법무부 자리 늘리기만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행정안전부(에 중수청을 두는) 안에 찬성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임 지검장은 “검찰개혁을 실제 하실 생각이 있느냐고 정성호 장관과 정부에 국민이 묻는다”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찰개혁 완성이 대통령께서 공약하셨던 사안이다. 그걸 이행하지 않을 분은 법무부의 간부로 남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사법연수원 30기인 임 검사장은 오래 전부터 검찰의 '내부고발자'이자 대표적인 '검찰내 검찰개혁론자'로 통해왔다. 연수원 18기인 정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이자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사회분야 핵심 공약인 검찰개혁을 주도할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정 장관은 앞서 행안부 산하에 경찰과 국가수사본부, 중수청까지 둘 경우 권한이 집중돼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한 사건까지 포함해 전건을 검찰에 넘기는 방안과 검찰의 보완수사권도 전면 폐지보다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총리실 산하에 국가수사위원회를 두고 수사기관을 통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행안부 산하에 중수청을 두고 검찰청을 완전 폐지해 기존 검찰에는 사건을 기소하고 재판을 유지하는 공소(제기 및 유지) 권한만 남기겠다는 구상이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은 국수위가 심사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정 장관은 당의 반발이 거세자 전날 인천 한 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개혁에) 이견이 없다. 어쨌든 입법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