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크래커 = 박지훈 기자
농협금융이 2025년 1분기 554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4215억원) 대비 31.5% 증가했지만, 실질 수익 기반의 구조적 취약성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이자이익 감소와 비은행 부문 기여도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양호해 보이는 외형과는 달리 내실 측면에서는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분기 순이익 증가의 핵심 배경은 기타영업외손실의 축소다. 관련 항목은 전년 동기 3397억 원에서 208억 원으로 크게 줄며, 당기순이익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본질적인 이익 체력은 약화되는 추세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한 8849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자이익 역시 2조642억 원으로 6% 감소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이자이익은 1조8459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9289억원) 보다 6.9% 줄었다. NIM(순이자마진)은 카드 포함 기준 작년 1분기 2.00%에서 올해 1분기 1.75%로 25bp(1bp=0.01%p) 하락했다. 카드 제외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1.87%에서 1.61%로 하락하며, 하락 폭이 더 컸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2024년 1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는 직전 분기 대비 13bp 하락해 수익성 하락 속도가 가팔라진 양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예대금리차 축소와 함께 자산 리프라이싱 지연, 정책성 대출 확대, 조달비용 상승 등의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은행은 이에 대응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으며, 우량자산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과 조달구조 개선을 통한 마진 방어에 주력하고 있다.
이자마진 하락 외에도 충당금 부담이 늘어난 점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2211억 원으로 전년 동기(2077억 원) 대비 6.5% 증가했으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지주 기준 0.72%, 농협은행 기준 0.56%로 각각 0.16%p, 0.17%p 상승했다.
문제는 비은행 부문도 실적 방어에 실패하며 그룹 전체의 수익 다변화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2241억 원으로 전년 동기(2841억 원) 대비 21.1% 감소했다. 이에 따라 비은행 부문의 순익 기여도는 지난해 1분기 39.7%에서 올해 1분기 28.8%로 10.9%포인트 하락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수익 구조 불균형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그룹의 외형은 확대되고 있지만, 비은행 부문의 실질적인 이익 기여력이 떨어지고 있어 향후 실적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같은 기간 은행 부문의 기여도는 60.3%에서 71.2%로 상승했지만, 이는 수익의 질적 개선보다는 비은행 부진의 반사효과로 해석된다.
보험 부문의 타격도 컸다. 농협생명의 순익은 651억 원으로 전년 동기(784억원) 대비 16.96% 감소했고, 농협손보는 204억 원으로 61.8% 급감했다. 증권 부문도 하락세를 보였다. NH투자증권의 순익은 1135억 원으로 전년 동기(1215억 원) 대비 3.58% 줄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타손익 개선 등 일회성 요인이 아닌, 본질적인 수익 구조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금리 하락기에 대비해 비은행 부문 중심의 체질 개선 전략이 보다 구체화되어야 중장기적인 실적 안정성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