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한미관세협상 타결 직후 미국 백악관이 29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미 투자 유치 성과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날 오전 발표한 ‘팩트 시트(Fact Sheet)’ 자료를 통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주요 경제 성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항공, 에너지, 첨단 기술, 조선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대규모 계약과 투자를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이 자료의 대부분은 이번에 새로 체결된 것은 아니고, 지난 8월 1차 한미정상회담 때 발표된 내용과 중복되는 것이다.
백악관 발표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보잉 항공기 103대를 362억달러(약 51조원)에 신규 구 매할 예정이고, 제너럴 일렉트릭(GE) 항공으로부터 137억달러 규모의 엔진도 수입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이 계약은 미국 내 약 13만5000개의 일자리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 공군은 미국 방산·항공우주 기업인 ‘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를 새로운 공중조기경보기 개발 사업자로 선정해 23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6000개 이상의 미국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가스공사는 ‘토털에너지’ 등과의 계약을 통해 10년간 연 330만톤씩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추가 장기 구매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또 “센트러스에너지, 한국수력원자력,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오하이오주의 우라늄 농축 시설 확장을 지원하기로 합의해 3000개의 미국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라며 “LS그룹은 2030년까지 미 전력망 인프라에 30억달러를 투자하고, 버지니아주에 6억8100만달러 규모의 전선 제조 공장을 건설 중”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와함께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미국의 리엘레멘트 테크놀로지스사가 미국에 희토류 분리·정제·자석 생산을 아우르는 수직 통합형 복합단지를 설립하기 위해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협력 성과와 관련해서는 HD현대와 서버러스캐피탈이 미국 조선소 현대화와 공급망 강화, 자율 항해 및 디지털 기술 도입을 위한 50억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를 추진하고, 삼성중공업은 미국 비거마린그룹과 협력해 미 해군 함정 정비(MRO), 신규 선박 건조, 자동화 설비 분야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펜실베이니아 필리조선소 확장에 50억달러를 투자해 생산 능력을 10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백악관은 이와 함께 "양국은 핵심광물 채굴 및 정제 분야에서 민관 협력을 통해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다변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국빈 방문은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미국 내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구체적 경제 성과를 낳았다”며 “이번 한국 방문은 일본과 말레이시아에서 이어진 경제 성과의 정점으로,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도적 세력임을 다시 입증한 계기”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