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4시, 한국출판콘텐츠센터 5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제24차 종횡무진 포럼’에서 김순길 명지대 교수가 ‘2026년 부동산 전망’을 주제로 발제했다. ⓒ사진=더트래커/이강 기자

더트래커 = 박지훈 기자

“2026년 집값은 오른다. 수요가 많아서가 아니라, 화폐가치가 쪼그라들기 때문이다.”

김순길 명지대 교수(부동산학 박사)는 지난 12일 한국출판콘텐츠센터에서 열린 ‘제24차 종횡무진 포럼’에서 지난해를 되짚으며 올해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불균형과 가격 상승 압력을 경고했다.

2025년은 전례 없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동산 시장을 강타한 해였다. 계엄 선포와 정부 공백, 탄핵 정국으로 인해 행정처리가 마비되며 건설과 분양 시장도 멈춰 섰다.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얼어붙었다. 시장은 숨을 죽인 채 혼란의 시간을 견뎠다”는 것이 김 교수의 분석이다. 이후 2월 서울시가 잠실·강남·용산 등 주요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자 투자 수요가 폭발했고, 그 여파로 불과 한 달 반 만에 다시 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가 지적한 것은 단순한 규제의 반복이 아니었다. 국민은 규제가 풀리면 집값은 폭등한다는 것에 이미 학습되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5년 6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매수 심리는 폭발적으로 반등했다. 강남3구와 마용성,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은 신고가를 경신했고, 일일 단위로 1억 원씩 가격이 오르는 ‘패닉바잉’ 국면이 재현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지수는 전년 대비 10% 상승, 송파구·성동구·분당·용산 등의 고가 지역은 최대 20% 이상 급등했다. 반면 인천 등 일부 지역은 정체 상태를 유지하며, 지역 간 격차는 한층 벌어졌다.

2026년의 키워드는 ‘공급 절벽’이다. 김 박사는 “올해 수도권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은 11만 가구로, 예년 평균의 절반 수준”이라며, “2022~2023년 분양 위축의 후폭풍이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되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 강남·용산 등 이른바 ‘상급지’에 대한 쏠림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무주택자에게조차 사지 말라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대출은 제한되고, 규제는 강화됐다.”라고 말했다.

12일 오후 4시, 한국출판콘텐츠센터 5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제24차 종횡무진 포럼’에서 김순길 명지대 교수가 ‘2026년 부동산 전망’을 주제로 발제했다. ⓒ사진=더트래커/이강 기자

흥미로운 점은 정부의 정책적 대응은 거꾸로 향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보유세를 올리고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현재 15억 이하 주택은 6억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25억 이상은 고작 2억 원이다. 김 교수는 이를 두고 “현금 부자가 아니면 상급지로 이동도, 주택 매입도 불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텔, 상가 시장도 구조적 변화가 일어났다. 2026년 전국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1만3312호. 16년 만에 최저치다.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오피스텔은 대출과 거주 요건에서 자유로운 탓에 주거 수요의 대체재로 급부상 중이다. 당산역 한강변 오피스텔은 2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임대 수익률은 4.76%를 웃돌았다. 특히 “한강은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한강 입지는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절대 가치다.”라고 봤다.

상가 시장도 변화의 기로에 섰다. 김 교수는 “콘텐츠가 입지를 이긴다. 고임대료의 메인 상권보다 저렴한 이면도로 상가가 더 높은 효율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예약·무인 운영 시스템이 확산되며, 전통적인 상권의 위세는 퇴색했다. 다이소와 인형뽑기방처럼 ‘가성비’와 ‘무인화’를 무기로 한 브랜드가 오히려 강세다. 그는 “상가는 가장 조심해야 할 부동산”이라며 “입지보다 콘텐츠를 우선시하고, 철저한 현장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2026년 투자 전략의 핵심은 ‘현금 흐름’”이라며 과도한 레버리지를 경계했다. “이해 가능한 자산에 집중하고,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올해 집값은 오른다. 수요 때문이 아니라, 화폐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세의 월세화, 고금리, 저성장 속에서 자산의 희소성이 가격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날 포럼은 부동산은 물론 자산시장 전반을 통찰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김민아 지식여행 실장, 김재이 미국변호사, 문강분 행복한일노무법인 대표, 배종섭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설명환 펄스 대표, 신민식 가디언 대표, 이서원 서강대 교수, 이옥란 미래출판기획 대표, 허남희 가디언 실장, 편석환 한경국립대 교수 등 각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2부 순서에서는 김성영 전 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 최봉수 전 메가스터티 대표, 전경수 목수 겸 사진 유통 전문가 등 다양한 시각으로 질문이 쏟아지며 강연 내내 활발한 토론이 진행됐다.